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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객이 된 '오타쿠' 유저층···보고만 있는 국내 업계
고광현 기자 | 승인 2017.08.07 09:05

[게임플] '소녀전선'의 흥행이 지속되면서 출시 초기 깜짝 성적이 아닌 것이 입증되고 있다.

소녀전선의 주 유저층은 일명 '오타쿠'로 불리는 일본풍 일러스트와 캐릭터를 선호하는 유저층이다. 작년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의 흥행과 이번 소녀전선 사례로 오타쿠 유저층이 두터워지고 구매력 또한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커지는 유저층에 비해 이를 주목하는 국내 게임사는 많지 않다.

■ 발생지인 일본에서도 부정적인 '오타쿠'

오타쿠는 197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 본래 게임과 만화에 몰두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다가 의미가 점차 넓어져 어떤 한 가지 일에 조예가 깊은 것을 뜻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쓰이는 오덕후, 오타쿠, 오덕 등의 말들 역시 오타쿠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변형된 말들이다.

오타쿠라는 말이 생겨난 어원에는 몇가지 설이 있지만 모두 상대방의 집을 높여 말하는 ‘お宅(오타쿠)’라는 말이 어원이라는 점은 공통으로 삼고 있다. 만화와 게임 등 집에 틀어박혀 그것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이다.

과거 국내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소개돼 오타쿠 개념이 널리 알려졌다 (사진 출처: TvN)

오타쿠가 국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일본에서 역시 오타쿠가 긍정적인 이미지인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오타쿠의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진 데에는 ‘미야자키 츠토무’ 사건이 있었다.

1988년 부터 1989년 까지 약 다섯 명의 여아를 살인하고 성폭행한 죄로 사형 당한 살인범 미야자키 츠토무의 집에 소아 성인물 비디오가 있었다는 것이 일본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오타쿠가 잠재적 범죄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야자키 츠토무가 사체를 소각해 치아 등을 부모의 집에 보내거나 일부분을 먹기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오타쿠의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미야자키 사건에 의해 “댁(오타쿠)에도 그런 비디오가 있습니까?”라는 말이 유행처럼 일본 전역에 퍼지며 오타쿠에 대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히트로 인해 점차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정부가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지만 방 안에 틀어박혀 만화와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인해 아직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 훌륭한 구매 유저층으로 성장한 오타쿠

우리나라 역시 오타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던 일본대중문화 개방 전에는 직접 일본에 가서 만화책이나 관련 상품을 구입해 오는 방법 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타쿠가 부자들이 하는 취미생활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대중문화 개방 이후로 국내에 일본 문화콘텐츠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일본이 가지고 있던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들어왔다. 거기에 과거사로 인한 반일 감정도 부정적인 이미지에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지하철 모드가 있는 '데스티니 차일드'

다만 국내에서는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오타쿠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사람들로 의미가 국한됐다.

일본은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면서 오타쿠가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게임도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TCG 게임 ‘확산성 밀리언 아서(이하 확밀아)’의 흥행을 시작으로 오타쿠 유저층을 겨냥한 게임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확밀아는 국내 콘텐츠 산업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남긴 작품이다. 먼저 출시 년도인 2012년은 일본대중문화개방으로 인해 학창시절부터 일본 문화를 받아들여왔던 세대가 서서히 구매력을 가지기 시작한 시기다.

또한 확밀아로 인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TGC 열풍이 불었고, 작년에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까지 일러스트와 여성 캐릭터를 강조해 오타쿠 층을 노린 TCG 게임이 지속적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초기 확밀아 열풍과 비교해 지속해서 TCG 게임의 인기가 떨어져 가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

그런 의미에서 최근 흥행하고 있는 ‘소녀전선’은 오타쿠 유저층이 단순히 카드로 배틀하는 것에 벗어나고 싶어하는 심리를 잘 파악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리니지’ IP 게임 다음으로 높은 매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소녀전선은 오타쿠 유저층의 구매력이 무시못할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오타쿠 유저 겨냥한 게임 개발 늘어나야

우리나라가 사회적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보다 나아졌듯이 오타쿠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오덕후’, ‘덕후’, ‘덕질’ 등의 파생어가 생겨나고 다른 콘텐츠 분야에도 쓰이기 시작하며 과거보다 개선됐다.

또한 오타쿠 유저층이 게임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고, 유저층 또한 지속해서 두터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미소녀 게임 개발을 선택하는 개발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인 여성향 게임 '앙상블 스타즈'

소녀전선의 유통사인 롱청에 의하면 본래 한국 서비스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중국 서비스 버전을 찾아 즐기던 유저들에 의해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에 서비스 하게 된 것. 소녀전선 외에도 ‘붕괴2’와 같이 인기를 얻고 있는 미소녀 계열 게임들이 국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국내 출시가 결정된 ‘앙상블 스타즈’ 등 앞으로도 오타쿠 유저층을 겨냥한 해외 게임의 국내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국내 게임 업계가 오타쿠 유저를 위한 게임 개발을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고광현 기자  licht@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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