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생태계 상생을 위한 관련업계의 노력 아쉬워

대한민국 오디션 열풍의 시작점이 된 슈퍼스타K

[게임플]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오디션 열풍은 시작됐다. 오디션 이라는 게 사실 뜯어보면 1등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은 다들 아는 이야기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오디션들이 1위에는 상금과 상품 그리고 데뷔까지 보장해주지만 2등은 거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대중들의 기억속에서도 쉽게 잊혀진다는 것.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오디션 열풍은 사회문화적인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가정 교육을 마친 아이들이 유치원을 시작으로 학교에 가면서부터 순위와 등수의 환경속에 그대로 노출되버린다. 모의고사 성적, 반 등수, 전교 등수, 내신등급 등 우리사회에 뿌리 박힌 1등 문화는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1위를 하고 싶은 몸부림은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오디션과 똑같다. 첫 번째 페이지 차트에 올라가지 못하면 그 게임은 잊혀진다. 순위에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눈물겹다.

(출처:http://m.blog.daum.net/mopky/8058784)

10년도 훌쩍 넘었던 과거에 피처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한 모바일 개발 회사로 인터뷰를 갔었는데 15평 정도 되는 회의실에 휴대폰 수십대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담당자는 폰 테스트 용이라고 했지만 뭐 사실 ‘작업장’이라는 건 눈치로도 알 수 있었다. 자사 게임을 구매해서 다운로드 받고 순위에 합산되면 다시 취소하는 방식으로 순위 조작에 나서는 거였다. 일명 ‘자뻑’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음악차트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별반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라는 굵직한 차트가 생긴 것뿐. 대작 게임이라고 하는 것들도 줄 세우기는 여전해 보인다. 이런 게임들은 게임 정식 출시 이전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광고나 홍보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는다. 사전예약자를 위한 경품이나 상품들도 쏠쏠하다. 이 판에 끼지못하는 중소게임개발사는 ‘언감생심’이다.

얼마 전 끝났던 프로듀스 101 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다.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 중에서 10여명의 상위 랭커만 데뷔의 기회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팬덤이 강한 대형기획사 소속사의 지원자들이 좀 더 유리했던 대회였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90여명의 지원자들은 그렇게 사라져갔다.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게임순위(2017.7.17)

“예전하고 게임업계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몇몇 숫자 바뀜 놀이일 뿐 안에 들어있는 알맹이는 비슷해 보여요. 오히려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과거보다 게임의 다양성이 더 후퇴하는 모습이죠. 규모가 작은 개발업체의 경우 게임의 흥행여부에 따라 회사의 존망이 결정되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중소개발사 관계자의 자조적인 이야기가 더욱 씁쓸해지는 이유다.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프렌차이즈업계에 대한 공정위의 칼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업계 상생을 위해 국회가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새정부 들어 게임생태계 상생발전을 위한 게임정책 간담회가 곧 개최된다. 게임업계의 불평등이 해소되고 서로 상생이 가능한 작은 정책이라도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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