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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삼국지 캐릭터들은 성전환까지 이어지나?
차정석 기자 | 승인 2017.07.17 09:54

[게임플] 문학으로 시작해 장르를 넘어 영화와 게임에까지 끊임없이 나오는 콘텐츠 중 가장 대단한 콘텐츠를 뽑으라면 기자는 주저 없이 '삼국지'를 선택할 것이다. 삼국지는 처세술과 병법 그리고, 각기 다른 정의와 포부로 세상을 향해 진출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심오한 문학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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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작품성은 논외로 두고서도 삼국지는 조조와 유비, 마초, 제갈 량 등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넘쳐나는 콘텐츠다. 그렇기 때문에  각기 다른 해석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고, 게임 역시 수많은 장르에서 넘쳐나고 있다. 원작을 바탕으로 둔 게임과 영화들이 질려버릴 정도로 무수히 등장하지만 삼국지만큼 이런 콘텐츠들에서 돋보일 수 있는 원작 역시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왜 그럴까?

삼국지 콘텐츠는 거의 다 통했다 by '각색의 힘'

어도 2016년 현재까지의 삼국지 콘텐츠들은 히트를 보장했다. 삼국지를 대표할 수 있는 영화 '적벽대전'은 1편과 2편을 합쳐 3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100부작이 넘는 삼국지 드라마들 역시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게임 역시 언급했던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는 지난 1985년부터 현재까지 30년 넘게 이어지고, 진삼국무쌍 시리즈까지 합치면 2,300만 장에 가까운 타이틀을 팔아치우며 기록을 경신중이다.

새롭게 각색한 이문열의 삼국지 역시 1,700만 권이 팔리는 등 삼국지 관련 서적들은 베스트셀러를 보장하는 명품 콘텐츠다. 이렇듯 삼국지는 문학, 게임, 영화를 아우르는 문화 부문에서 독점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적벽대전'은 오우삼 감독과 금성무, 양조위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대규모 전투의 과정에 대한 이해나 전쟁 장면의 연출에 대해 전형적인 오우삼표 느와르 영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잘 만들어진 삼국지 영화로 꼽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공통점은 원작을 넘어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각색한다는 것이다. 소설에선 근본에 접근한 또 다른 시각을 주입했고, 영화에는 감독의 가치관에 따라 작품이 각색됐다. 게임의 경우 한술 더 떠 한 번의 액션으로 수십 명의 적군을 폭사 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유비나 손권이 삼국을 통일할 수도 있다. 판타지적 시점으로 각색된 것이다. 

먼저 영화 '적벽대전'을 보면 삼국지의 실제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는 사진과 같이 조연급으로 밀려났다. 주연은 주유(양조위)다. 그의 상대역은 제갈 량(금성무)다. 오우삼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해 원작과의 이질감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무색해질 만큼 흥행을 거뒀다. 원작의 내용은 대부분의 관객이 알고 있거니와 수도 없이 나온 원작 '적벽대전'의 내용에 또 영화를 집중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장풍의, 린즈링, 금성무, 양조위 등 캐릭터들의 이해도가 높은 배우들을 기준으로 두고, 톱스타들을 캐스팅했다는 것이다. 영화의 흥행 조건은 감독의 가치관과 그 속에서 역시 배우들의 명연기가 펼쳐지는데 얼만큼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그만큼 삼국지는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각색이 모두 통하는 것만은 아닌 경우도 있다. 유덕화 주연의 2008년 개봉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은 삼국지연의를 토대로 조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다만 홍금보가 연기한 오리지널 캐릭터 '나평안'이 조자룡의 고향 선배로 나와 내레이션을 맡고, 매기 큐가 연기한 조조의 손녀 조영 역시 오리지널 캐릭터라 삼국지연의에 나온 장판파 일화만을 가져온 2차 창작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미스 캐스팅이 문제였는데 매기 큐는 어머니가 베트남인, 아버지가 미국인이라 동양적인 인상을 심지 못 했다. 또, 극중 등장하는 갑옷들도 일본식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동북아시아권 특히 중국 쪽에 반발을 사며 빛을 보지 못했다.

또한 견자단 주연의 2011년 개봉한 영화 '삼국지: 명장 관우'도 삼국지연의를 토대로 관우의 오관돌파를 소재로 한 영화다. 관우의 오관참육장을 조조가 회고하는 방식으로 영화가 진행되며, 액션보다는 러브콜을 보내오는 조조와 굳건히 버티면서도 속마음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관우의 심리전에 중점을 뒀지만 끝내 빛을 보진 못했다. 

적벽대전, 용의 부활, 명장 관우와 이 영화들의 특징은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높은 몰입도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주인공 캐릭터 또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집중해 선보여 온 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아마도 영화보다 수십 배는 더 높을 것이다. 그리고 게임에서의 각색은 영화를 넘어 더욱 자유롭다. 적어도 게임에서만큼은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온 고전을 두고 학습이나 고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은 창작의 개념이 없으면 죽은 콘텐츠와 다름없다. 그래서 어떠한 게임들도 철저히 원작과 똑같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게임사들은 수십 년 동안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바탕으로 원작을 실컷 '컨버전'을 해왔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1992년 태동한 캡콤의 '천지를 먹다2: 적벽대전'. 엔딩에서 조조를 죽이느냐 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멀티 엔딩 시스템도 게임의 풍미를 적극 살린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지함과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코믹과 귀여움으로 등장한 킹덤 스토리. 게임이 가진 창작의 극과 극을 나타내주고 있다.
소년 삼국지 속 삼국지 캐릭터

게임에서 삼국지는 두 가지 모습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중심으로써의 접근이다. 진삼국무쌍과 같이 화려함을 강조하거나 킹덤 스토리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반영하기도 한다. 원작을 놓고 보면 '이게 뭐야'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이 게임이 가진 강력한 무기다. 

게임은 영화와 달리 8등신 캐릭터에서 3등신 캐릭터로 만들 수도 있고 환경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는 시대적 코드를 반영할 수도 있다. 심지어 원작 캐릭터들의 성별도 바뀐다.

두 번째는 오랜 전통의 코에이 '삼국지'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시뮬레이션의 원조에 가까운  코에이 삼국지는 시드마이어의 '문명'보다 6년이나 먼저 나온 대표적 게임 중 하나로 8비트 PC 게임 시대를 거쳐 플스 시리즈의 콘솔과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저들 스스로가 제갈량이나 조조가 되어 원작과는 달리 삼국을 통일할 수도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병법에 따른 계략과 약탈도 명령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면 영화를 넘어 원작과 더욱 가깝게 호흡하고 있는 것이 게임이라 봐도 무방하다.

게임 중 우수한 장수를 재야장수나 전쟁에서 사로잡아 아군 장수로 등용하거나 외교로 타국을 이용하거나 계략으로 타국을 혼란시키거나 적 장수를 배신하게 할 수 있다. 무장들의 존재감이나 상관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상관도'와 내정이나 전투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연' 같은 시스템도 있다. 

또한 야전, 수상전, 공성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휘를 통해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전장에서 펼쳐지는 대군 간의 실시간 전투나 형국을 뒤엎는 '전법', 맹장끼리의 '일기토' 등을 3D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등 리얼리티 중심적이다. 실질적으로 유저 자체가 주인공을 체험하고 더욱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에이 삼국지

이러한 바탕에는 제작자가 삼국지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 지가 관건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코에이는 1985년부터 시작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를 바탕으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게임사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면, 시뮬레이션이 아닌 액션 장르의 게임들은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게 어필되며 전혀 최근 활발하게 서비스되는 모바일 게임들과 같이 다른 세계관을 추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얼마나 각색됐나

삼국지 주요 인물들의 장르에 따른 캐릭터 이미지. 위부터 손권(장첸), 유비(우용), 제갈 량(금성무), 조운(후준), 조조(장풍의), 주유(양조위) 원화, 영화, 전략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 순

역사 속에서 그린 이미지와 영화 적벽대전, 그리고 코에이 삼국지와 NHN 엔터의 킹덤 스토리를 차례대로 나열해서 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냉정하게 보면 역사 이미지가 왜곡돼 보이고 영화와 코에이 삼국지의 캐릭터가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삼국지와 같은 영화의 기본 속성은 흥행을 염두에 둔 리얼리티 속 판타지가 중심이다. 게임의 속성도 흥행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이 추구하는 것 역시 영화처럼 리얼리티에 기반을 둔 판타지다. 반면 킹덤 스토리의 캐릭터는 모바일 환경에 맞춘 트렌드 판타지로 분류된다. 역사 속 이미지 역시 그 시대에 맞춰 캐릭터를 가장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을 꺼내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같은 인물이지만 극명하게 대조되는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이유를 종합하면, 각 부문의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과 더불어 배우들의 인지도가 받쳐줘야 흥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게임은 장르에 따라 '태세변환'이 자유로운데, 사실감이 필요한 시뮬레이션에선 사실에 가깝게 만들어지고 캐릭터와 액션성이 강조된 비디오나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선 대부분이 환경에 맞춰 캐릭터의 외형부터 게임 진행 방식까지 천차만별이다.

여기서 잠깐! 삼국지?

삼국지는'사기', '한서', '후한서'와 함께 중국 전사사로 불리는 '삼국지'는 중국의 위/촉/오 3국의 정사를 진나라의 학자 진수가 편찬한 것으로, 위서 30권, 촉서 15권, 오서 20권 등 합계 65권으로 구성돼 있는 정사서로 이 이야기들은 14세기 나관중이 장회소설의 형식으로 편찬한 장편 역사소설 '삼국지통속연의'(삼국지연의)는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와 함께 중국 4대 기서의 하나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삼국지를 접근하는 완전히 다른 시도

모든 캐릭터가 여성화된 진 연희몽상 소녀대전 삼국지연의는 대 히트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 완전히 다른 시선의 삼국지 소재의 게임들도 다수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이 타이틀이 과연 삼국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앞에서 언급했듯 삼국지는 방대한 양의 삼국지가 존재한다.

그중 가장 특이한 것은 여성 캐릭터로만 구성된 삼국지로, 대표적인 게임이 '연희무쌍' 시리즈다. '연희무쌍'은 2007년 1월 일본 BASESON이 발매한 미소녀게임 '연희†무쌍 ~두근두근☆소녀 투성이 삼국지연의~'로부터 시작된다. 

'연희무쌍'은 고등학생이 삼국지의 세계로 떨어졌는데 삼국지의 주요 장수들이 모두 여자였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발매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제작이된다. 2008년 12월 후속작 '진 연희무쌍'도 발매된다. 

이후 진삼국무쌍 시리즈, 전국무쌍, 건담무쌍 등 무쌍 시리즈를 선보인 코에이가 '무쌍'이라는 단어 자체를 상표등록을 해 '연희무쌍'은 발음은 같지만 한자 표기가 다른 '연희몽상'으로 제목을 변경한다.

아케이드 대전액션게임 '진 연희몽상'은 스트리트파이터나 사무라이쇼다운, 혹은 철권과 같은 환상적인 타격감은 없지만 플레이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2013년에 PC판으로 발매됐고 2년 전 PS3으로도 이식됐다.

국내에도 '연희무쌍'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이 있다. 다음게임이 서비스하고, 문블락이 개발한 '연희삼국'은 최대 5명의 캐릭터를 파티에 배치하고 진형을 선택한 후 상대를 쓰러트리면 승리하는 방식의 모바일 RPG이며, 해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웹게임 'Web연희†몽상'도 서비스 중이다. 

'연희무쌍'을 기반으로 제작된 또한 '연희무쌍'을 기반으로 한 게임은 아니지만, 넥스트퓨처랩이 서비스한 '열혈삼국: 연희'도 삼국지 캐릭터를 여성화한 모바일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연희몽상의 진 연희무쌍
열혈삼국: 연희

이 게임들을 '삼국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없는지는 유저들의 몫이다. 언급했듯 게임의 확장성 컨버전스는 자유가 보장된다. 거기에 그 어떤 가치를 이해하고 즐기는 유저가 증가하면 성공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차정석 기자  game@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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