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 개발···'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법칙 따를까?

넥슨의 행보가 남다르다. 넥슨은 보스키 프로덕션(대표 클리프 블레진스키)이 개발한 FPS ‘로브레이커즈(LawBreakers)’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과 PC온라인 버전을 각각 선보인다.

로브레이커즈는 오는 8월 8일에 아시아권 및 러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전역에 출시되며, PC 온라인 버전은 ‘스팀’을 통해 서비스되고 콘솔 버전은 ‘PS4’와 ‘PS4 Pro’를 지원한다.

로브레이커즈 뿐이 아니다. 넥슨의 올해 행보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국내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려는 게임들을 다수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PC 플랫폼 게임 다수 출시하는 넥슨

'로브레이커즈' (사진 제공: 넥슨)

대형 게임사가 1년에 다섯 개의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작게 느껴질정도. 하지만 출시 게임이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PC 게임이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올해 넥슨 라인업을 살펴보면 타 게임사에 비해 유난히 PC 게임이 다수 포진해 있다. 모두 자체 개발작은 아니지만 모바일 게임 중심의 한국 게임 시장에서 PC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다.

모바일 게임이 한국 게임 시장의 주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개발에 매달렸다. 리스크가 크고 갈수록 파이가 작아지는 PC 시장에 반해 모바일 게임은 작은 리스크로 큰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

넥슨이 공개한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올해 출시했거나 할 예정인 PC 신작 게임은 앞서 언급한 로브레이커즈를 비롯해 ‘니드포스피드 엣지(온라인 레이싱)’, ‘천애명월도(무협 MMORPG)’, ‘타이탄폴 온라인(온라인 FPS)’, ‘아스텔리아(MMORPG)’다.

넥슨은 이런 PC 신작 라인업에 대해 '모바일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PC 온라인게임 또한 여전히 가능성 있는 분야'라고 설명한 바 있다. 더불어 특정 플랫폼에 쏠리는 것은 회사는 물론 게임 시장의 성장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 ‘풀 프라이스’ 정책에 담겨있는 도전 정신

풀 프라이스 정책의 모바일 게임 '애프터 디 엔드'

일정 금액을 내면 모든 콘텐츠를 제한없이 즐길 수 있는 '풀 프라이스 정책'을 채택한 로브레이커즈는 과거 무료 플레이 정책을 채택했었다.

‘재즈 잭 래빗’, ‘기어즈 오브 워’로 유명한 로브레이커즈 개발사 대표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GDC 2016’에서 “많은 코어 게이머들이 F2P(프리 플레이) 모델에 반감을 품고 있는데, 무료 플레이 이면에 ‘페이 투 윈(Pay to win)’이 동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가격 정책 변경에 대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PC 플랫폼 게임 다수 출시 외에도 넥슨의 행보가 주류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 또 하나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배제된 모바일 게임들의 출시가 그 것.

올해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인 ‘이블 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 ‘로드러너 원’에는 일명 ‘가챠’,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이블 팩토리와 로드러너 원은 무료 플레이고 애프터 디 엔드는 ‘풀 프라이스’ 정책의 게임이다.

무료 플레이와 풀 프라이스 게임인 만큼 게임의 볼륨이 적고 업데이트가 있지 않는 한 ‘끝’이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게임성이 떨어지거나 퀄리티가 낮은 것은 아니다. 확률형 아이템과 그것을 주 BM으로 삼고 있는 매출 상위권의 게임과 비교해서 넥슨이 이 게임들로 큰 돈을 벌었거나 벌려고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넥슨의 이런 행보는 큰 돈이 되지 않아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다.

 

■ 새로운 화두, ‘멀티플랫폼’

넥슨의 2017년 라인업

넥슨이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에서 이미 기정사실로 되어있다. 이블 팩토리로 감지됐던 변화는 로드러너원에서 확실시됐고 이미 내부에서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언급한 PC 게임 다수 출시와도 연결된다. 모바일 게임 중심의 경직된 국내 시장 분위기에서 벗어나 멀리 내다보겠다는 것.

국내 게임 시장에는 멀티플랫폼이라는 화두가 슬슬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동일 게임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방식이 생소하다. 혹자는 그 시작을 넥슨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슨 팀 대전 게임 ‘탱고파이브 : 더 라스트 댄스’가 모바일 양대 마켓과 PC 온라인을 모두 지원하며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 예정작인 ‘야생의 땅: 듀랑고’역시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사내 전직원에게 ‘닌텐도 스위치’를 지급해 콘솔 경험을 공유할 계획인 엔씨소프트도 멀티플랫폼 흐름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롭게 떠오르는 화두와 새로운 트렌드를 리드하려는 넥슨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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