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래픽과 뛰어난 게임성, 방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한 액션 RPG

2월의 마지막 날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액션 RPG ‘호라이즌 제로 던’의 정식 출시가 이루어졌다. PS4 독점이자 게릴라 게임즈가 약 6년 간 개발해 화제였던 이 게임은 신규 IP(지적재산권)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과 게이머의 이목을 잡아왔다.

과도한 문명의 발전이 야기한 사태로 인해 멸망해 버린 세계에서 세상의 비밀을 풀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에일로이’와 그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의 드라마을 담은 이 게임은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성, 그리고 방대한 콘텐츠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 호라이즌 제로 던

기본적인 느낌은 ‘라스트 오브 어스’와 ‘파 크라이’ 시리즈, 그리고 몬스터 헌터, 메스 이펙트 시리즈 등이 더해진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이 게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다양한 게임 요소들이 대거 더해 만든 하나의 색다른 개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찾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다양한 매력적 요소 (어떻게 보면 성공 요소)를 매끄럽게 하나로 묶었다는 점에서 호라이즌 제로 던은 기대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상반기 이를 넘을 게임이 더 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정말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인간이 사라진 후 되돌아온 자연은 생명을 키우고 성장 시켰다. 그러면서도 자연을 파괴한 존재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바로 게임 속 주요 적으로 나오는 ‘기계 괴수’가 그것이다. 이 기계 괴수는 철저히 인간을 경계하면서도 자신들만의 먹이사슬,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사실 게임을 시작할 때 이 설정은 매우 신선했다. 기계 괴수들은 게임 속에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물과 달리 과거의 생물, 예를 들어 공룡이나 신생대 시기의 포유류를 기계로 재구성한 존재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중,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기계 괴수들이 많이 등장한다.

기계 괴수들은 원시 시대의 생물의 모습을 닮았다.

게임 속 괴수는 총 25마리가 등장하며 각각 다른 약점과 특징, 그리고 공격 방법을 갖추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각각의 기계 괴수마다 다채로운 공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몸으로 밀거나 발톱 등으로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액션으로 에일로이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초반에 만날 수 있는 소우투스(검치호와 닮은 적)은 이런 부분을 잘 보여준다. 이야기 상 단독으로 그를 사냥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매우 빠르고 영리하며 3~5가지의 공격을 섞어가며 게이머를 곤란하게 만든다.

초반 기계 괴수들은 한 방에 잡을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어려워진다.

거대한 멧돼지와 흡사한 베히모스나 악어와 흡사한 스냅모, 거대한 시조새 스톰버드, 그리고 일단 만나면 굉장히 어려운 썬더죠(랩터) 등은 더 다양한 공격과 빠른 움직임 덕분에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에겐 좌절을 잔뜩 안겨준다. 기자도 그랬다.

하지만 이런 존재를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액션 요소는 공략의 재미부터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까지 느끼게 한다. 모든 존재들은 약점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파괴하면 일반 사냥에서는 낮은 확률로 나오는 희귀 부속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펼치는 드라마도 흥미롭다.

특히 약점 공략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전투의 향방이 바뀐다. 특정 대형 괴수는 약점 노출이 최소화 돼 있거나 공격 도중에 노출하는 등 쉽게 치부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만큼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이머에게 과감한 시도를 이끌어낸다.

기계 괴수를 사냥하는 주인공 에일로이는 부족에게 추방된 인물로 묘사된다. 어린 나이에 경험한 ‘철의 세계’를 통해 과거의 유물을 찾게 된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그리고 이 세상에서 생긴 여러 비밀을 파악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워낙 강력한 존재들과 싸워야 하는 그녀라 초반에는 ‘왓쳐’로 불리는 기계 괴수와 싸우는 것도 버겁다.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고 획득한 경험치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개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전투의 양상도 상당히 많이 달라진다.

초반에는 어떤 기계 괴수를 만나도 불안 불안하다.

유저가 원하면 트랩을 활용한 원거리 사냥꾼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각종 속성 무기로 무장한 중거리 파이터도 될 수 있다. 잠입 요소를 극대화 시켜 근거리 무기인 창으로 한 방에 큰 데미지를 주는 딜러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성장 요소는 매우 잘 짜여 있다.

특이한 점은 파밍 요소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게임들은 대 부분 각 총기나 무기에 따라 데미지가 정해져 있고 이를 어떻게 잘 조합해 사용하는지에 따라 승부가 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조작과 아이템의 조합, 능력 여부에도 많은 영향을 받게 했다.

아이템의 등급에 따라 부가적인 옵션이 붙어 있고 이는 제작하는 방식에 따라 수치가 무작위로 결정된다. 똑 같은 무기이지만 성능의 차이가 천차만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상점에서 구입하는 무기의 경우에는 고정된 능력치를 띄고 있다.

복장과 아이템에 따라 데미지나 다양한 부가 능력이 발생한다.

여기에 슬롯에 특정 회로를 장착해 부족한 능력치나 특정 능력치를 상향 시킬 수도 있다. 이 요소는 작아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사냥에서 약점 공략과 관련된 요소이기 때문에 중, 후반에 과한 욕심을 부리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게임 내 액션 요소는 조작이 추구하는 재미와 파밍으로 성능, 효과를 더해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기계 괴수를 다양한 형태로 공략하도록 만든다. 난이도가 낮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밸런스 면에서는 상당히 잘 맞춰져 있고 사냥한다는 특유의 느낌을 잘 들게 한다.

필드에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보조 무기를 만들고 자신이 가진 무기나 방어구를 제작, 강화할 수 있는 부분들도 즐겁다. 이런 요소들은 중, 후반부터는 상당히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 되기도 하지만 기자 입장에선 꾸준히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약점 공략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회로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진정한 매력은 압도적인 그래픽과 계속 따라가게 만드는 이야기에 있다. 그래픽만 보면 언차티드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그 이상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임 시작부터 눈을 사로잡는 압도적인 그래픽은 정말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인물들의 피부부터 옷, 눈동자 하나까지도 매우 섬세하게 제작돼 있다. 게임 내 기계 괴수들의 모습도 상당히 뛰어나다. 물론 근처에 다가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까운 곳에서 보면 정말 섬세하게 제작돼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게 콘솔 게임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좋다.

배경은 게임 내 어딜 가도 작품이 된다는 느낌이다. 특히 야간 상태에서 사냥을 하는 과정은 최고다. 정말 야간에 눈빛(라이트)만 빛나는 기계 괴수들의 눈을 피해 숲을 걷는 느낌은 오히려 아름답기 까지 하다.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시각적인 압도함을 자랑한다.

아아.. 감동 받아버렸다!

이 외에도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사실적인 효과음과 배경음 등도 매력적이다. 킬존 시리즈로 이미 정평이 난 배경 음악은 에일로이의 감정을 게이머에게 그대로 전달해주며 게임이 담고 싶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꽤나 높은 몰입감을 준다. 새롭게 만들어진 문명과 기계 괴수가 존재하게 된 이유, 그리고 왜 세상이 멸망하게 됐고 부족에서 추방자가 된 자신의 출생의 비밀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뭔가 UI는 급하게 만든 것처럼 어색해보인다. 나만 그런가?

유일하게 단점을 꼽자면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 메뉴 유저 인터페이스(UI)와 뭔가 젤리 같은 느낌의 ‘물 표현’, 그리고 부가 임무의 성우진이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제법 있다 정도다. 사실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단점을 꼽자면 이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메뉴 유저 인터페이스의 그래픽이 저해상도처럼 느껴졌다. 실제 플레이 중에는 너무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다가 인터페이스로 들어오면 급 그래픽이 저하된 느낌을 받았다. 이건 개인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물론 하다 보면 그런 것보다 어디에 적이 있는지만 신경 쓰인다.

방대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꼭 한 번 즐겨보자.

호라이즌 제로 던은 어쩌면 상반기 최고의 게임이 아닐까 생각된다. ‘니오’(인왕)을 비롯해 ‘슈퍼로봇대전V’ ‘포 아너’ ‘고스트 리콘 와일드 랜드’ 등 수많은 대작들의 틈새에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게임 재미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PS4를 다시 보게 만드는 그래픽 등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호라이즌 제로 던은 너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게임이라는 것이다. 놓치지 말고 꼭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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