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나 하위 리그에 대한 작은 지원으로도 국내 e스포츠 산업은 발전할 여지가 많아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다시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 제1차 게임주권의 회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게임강국'한국이 옛말이 됐다는 것은 업계에서 이미 정설이다.

한국 게임산업이 '셧다운제' 등의 규제로 얽매여 있는 동안 중국을 위시한 해외 게임산업은 크게 성장해왔다.

세계 게임 트렌드를 선도하던 한국의 게임산업이 이제는 대형 게임사들을 제외하면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분위기에서도 국내 e스포츠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에 발간한 <2016년 e스포츠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직접적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총 723억 원으로 나타났다.

방송, 스트리밍, 포털, 온오프라인 매체 등 미디어 부문 매출이 459억 5천만 원, 구단 운영 예산 부문 매출 221억 원, 대회 부문 매출 42억 4,500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슈퍼 데이터 리서치가 조사한 2015년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의 10%에 해당한다.

 

국내외에서 부는 e스포츠 열풍

아프리카TV의 e스포츠 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프릭업 스튜디오'

새로운 후원 기업들의 등장으로 2017년 국내 e스포츠 산업에 새로운 활력이 불고 있다.

아프리카TV는 2016년에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프로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창단했고 프로 2부 리그인 <LOL 챌린저스 코리아>의 방송을 주관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리그인 <ASL>, <GSL>도 직접 운영하면서 <오버워치>프로팀의 후원까지 하며 올해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BQ역시 LOL 프로팀인 <BBQ 올리버스>의 후원을 시작하면서 대열에 올라탔다. 또한, 웹툰 플랫폼 배틀코믹스가 강도경 감독을 중심으로 LOL 프로팀을 창단했다.

e스포츠 시장에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좋은 신호다. 기업이 e스포츠에 투자가치를 확인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성남FC와 올해 재계약한 김정민 '피파온라인3' 프로게이머

또한 국내 e스포츠의 주력 종목인 <LOL>과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외에도 다양한 게임들의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유저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부는 바람이 새로운 활력이라면 해외에서 부는 바람은 태풍 수준이다.

전통 스포츠 구단들의 대대적인 e스포츠 투자가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유럽 축구 클럽들의 프로게임단 창단, 인수부터 북미 NBA 스타인 샤킬 오닐이 e스포츠팀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앞다투어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얘 정부까지 나서서 e스포츠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게임사인 텐센트와 재벌 그룹인 완다그룹 등의 자본이 e스포츠 시장에 유입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발렌시아FC'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선행되야 한다

한국 선수들이 지금까지 e스포츠계에서 일궈놓은 업적은 대단하다. <스타크래프트1>, <워크래프트3>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오버워치>, <피파온라인3>등 다양한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은 정상의 자리에 서 있다.

한 달의 개최 기간 동안 약 4억 명의 누적 관람객을 기록한 지난 해 10월의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한국팀이 우승과 준우승을 석권하며 위상을 떨치고 있다.

'LOL 월드챔피언쉽'에서 3회, 2연속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한국의 'SKT T1'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에 비해 국내 e스포츠 산업이 받는 대우는 해외에 비하면 초라하다. 세계 정상이라고 평가받는 국내 <LOL>프로 선수들은 경제적 여건 향상을 위해 한국 리그보다 하위 리그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이나 유럽, 북미 리그로 이적을 원하고 있다.

또한 과거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선수 생활과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해외의 대대적인 e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러운 이유다.

한국은 스포츠 구단이나 대기업들이 e스포츠에 투자하기가 아직 쉽지 않다.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자체의 힘만으로는 인식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가 나서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나서지 않았던 만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좀더 연계되는 지원과 도움이 있으면 크게 성장할 여지가 많은 'KeG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이런 상황에서 해외 기업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계속되면 곧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은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게 될 수 있다.

'게임강국'한국은 이미 옛말이 됐지만, 'e스포츠 강국'마저 옛말이 된다면 정말 슬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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