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으로 회귀를 선택, 재미 면에선 좋아졌지만 다양성 사라져

2017년 1월23일 출시된 캡콤의 공포 어드벤처 게임 ‘바이오 하자드7’은 액션, 대중성 위주로 흘러가던 기존 시리즈에 변화를 반영해 1편과 흡사한 재미를 제공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액션성은 최소화 시키고 한정된 자원과 액션성 속에서 난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게임은 진행된다.

정식 넘버링 시리즈 중 최초로 자막 한글화가 이루어졌으며, 3인칭 방식에서 벗어나 1인칭 시점을 선택했다. ‘서바이벌’로 불리는 1인칭 시점을 제외하면 정식 넘버링 시리즈 중에서는 최초의 시도이기도 하다. VR을 적용한 첫 시리즈이기도 하다.

바이오 하자드7은 정말 공포만을 바라보고 만들어진 신작이다.

변화는 더 있다. 전작의 인기 콘텐츠인 용병 모드, 협력 플레이, 싱글 캠페인 협력 등의 온라인 콘텐츠가 제외 됐다. 용병 모드의 경우는 시리즈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콘텐츠였으나 변화를 선택한 캡콤의 과감한 시도로 본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장점으로는 이 변화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줬다는 부분을 꼽을 수 있다. 잘 짜여진 각본과 답답함이 없는 시원한 전개와 엔딩, 그리고 수준급의 공포감 연출 요소 등은 파고 드는 재미를 찾는 유저들에게 적합하다.

베이커 가족은 '불사'다. 그들은 살벌하고 엽기적인 행위는 유저를 압박하기 충분하다.

PC 버전의 경우는 뛰어난 그래픽을 체험할 수 있다. 콘솔 버전도 대단하지만 RE 엔진의 강함은 PC에서 극대화 된다. 떠다니는 먼지까지 표현되는 이 엔진의 성능은 향후 캡콤의 다양한 게임에 쓰일 예정이다. 명암, 표현력, 색감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개성이 느껴진다.

레벨 디자인도 상당히 좋다. 갇힌 저택 내에서 탐색하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선택과 노력을 하는 과정은 부담스럽지 않고 푹 빠져들기 좋다.

이곳의 비밀을 찾아내는 재미는 상당히 좋다.

하지만 짧은 플레이 시간과 다회차 요소가 부재하다는 점, 다양성이 부족한 적과 무기, 캐릭터의 매력이 거의 없다는 점 등 아쉬운 부분도 많다. 특히 개성 넘치던 캐릭터들이 모두 사라지고 평범한 캐릭터만 남아 버린 점은 시리즈의 팬 입장에선 매우 섭섭한 부분이다.

1인칭 시점의 변화는 연출 면에서는 호평 받았지만 시리즈의 느낌을 지웠다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기존 4편부터 6편까지의 게임성과 완전히 달라진 게임성, 느낌도 단점이다. 오히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가 아니라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될 정도다.

RE 엔진의 힘은 뛰어나다. 그래픽으로는 단연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이런 변화는 판매량에서 느껴진다. 비평가에게 혹평 받은 5, 6편도 500~800만장 이상이 팔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바이오 하자드7의 판매량은 300만장 수준이다. 기존 시리즈보다 더 많은 비용과 120명의 개발자가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이 필수다.

물론 바이오 하자드7는 멋진 게임이며 수준 높은 공포감과 파고 드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기존 시리즈의 팬들을 외면한 획기적인 시도가 마냥 긍정적이고 칭찬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결국 게임은 비평가가 아닌 유저들이 구매하고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과연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인지는 잘 모르겠다. 원점 회귀가 아닌 완전 다른 게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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