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측과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깜짝 발표, 학연-지연보다 실력으로 검증 받고 싶다

2017년 시작과 함께 깜짝 발표가 나왔다. 국내 게임 개발사의 PS4 정통 RPG ‘TS 프로젝트’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체결 소식이었다.

부분 유료 게임(Free to play) 방식이 아닌 ‘패키지’ 형태의 정통 RPG 라는 점도 대단했지만 흔히 말하면 알 수 있는 대형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사로잡았다.

깜짝 계약 발표의 주인공은 중소 게임 개발사 ‘게임테일즈’였다. 작년 ‘히어로즈 리그’ 게임을 출시해 알려진 이 회사는 설립한지 약 3년 정도 된 개발사였다.

정성환 대표와 게임테일즈 사무실 전경, 12명의 개발자가 모여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의외였다. 대형 회사들이 쉽지 않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측과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곳이 (게임테일즈 입장에선 섭섭하겠지만) 이름도 낯선 개발사라는 점이 말이다.

날이 조금 풀린 날 게임테일즈 정성환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정 대표 역시 “우리도 SIE 측과 글로벌 계약을 체결할지 몰랐다. 놀라운 일이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상암 쪽에 위치한 게임테일즈는 12명 정도로 구성된 소규모 개발사였다. 재미있는 점은 설립 후 3년 동안 이 회사가 출시한 게임만 무려 8개라는 것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측과 계약은 오랜 경험을 인정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개발력만큼은 정말 자신 있었습니다. N사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정리한 후 팀원들과 함께 나와 회사를 설립할 때도 두려움 없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죠”

그러나 기대와 달리 과정은 고달팠다. 설립 후 IP를 활용한 ‘몬스터 어드벤처’를 6개월 동안 개발했지만 출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다음 해 7월에 이뤄졌다.

라테일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몬스터 어드벤처'

그러는 사이 흔들리는 개발진들을 정 대표는 다독이며 묵묵히 걸어갔다. 대박의 꿈보단 자리를 잡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고 내부 아이디어를 정리해 게임을 출시했다. 그것이 ‘시소팡’(SeesawPop Free)이었다. 2개월의 짧은 개발 기간에 나온 이 게임은 게임테일즈의 첫 글로벌 론칭 게임이 됐다.

“첫 단추 이후에는 조금씩 안정화가 되더군요. 액토즈소프트와 계약해 개발한 몬스터 어드벤처를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했고 와리가리 드래곤, 말랑말랑 브레멘즈 등을 연달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내부 팀원들이 많이 고생했지만 그만큼 결과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6명이 8개월만에 개발한 '히어로즈 리그'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6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렇게 출시된 게임들의 평균 개발 기간은 3~4개월이었다. 슈퍼 캐주얼 및 완전 무료 게임, 그리고 교육용 앱 등 다양한 장르로 출시됐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유저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런 자신감을 통해 선보인 게임이 바로 ‘히어로즈 리그’였다.

“소프트빅뱅 측과 히어로즈 리그 개발 계약을 체결한 후 망설임 없이 곧바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8개월 정도의 짧은 개발 기간 후 출시한 게임이지만 구글 내에서 전체 인기순위 19위를 차지했죠. 매출 순위에서도 기대보다 높게 나와 놀랐습니다.”

히어로즈 리그는 게임테일즈 설립 후 최초의 수집형 모바일 RPG 였다. 소규모 개발사에서는 쉽지 않은 장르였지만 연이은 출시로 기세가 오른 개발팀은 그 어려운 일을 8개월도 안돼 해냈다. 정성환 대표는 이를 “오랜 세월 함께 해온 팀워크” 덕분이라고 말했다.

“내부 팀원들은 대 부분 저랑 10년 이상 함께 하신 분들로 구성돼 있어요. 온라인 게임 개발을 거쳐 지금까지 함께 해오면서 다져진 팀워크는 우리의 자존심이자 원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힘든 길을 함께 헤쳐온 전우 같은 그런 느낌이죠.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소니 측과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TS 프로젝트의 주요 등장 캐릭터들

그래서 그럴까. 이를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국내 대형 퍼블리셔가 아닌 SIE 였다. 소니 측과 미팅 후 정 대표는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TS 프로젝트(가칭)의 PS4 개발 및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올해 1월 체결할 수 있었다. 그 소식은 유명 비디오 커뮤니티에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됐다.

“소니 측에서 기회를 주신 것 같아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콘솔 게임을 접해온 저와 저희 팀원들 입장에서 PS4 게임 개발은 정말 꿈 같은 일이거든요. 콘솔을 좋아하고 이를 위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열망이 통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 대표가 설명하는 TS 프로젝트는 MMORPG 형태가 아닌 싱글/멀티가 혼합된 정통 액션 RPG였다. 일명 JRPG 키드로 성장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콘솔에 부합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바램이 긴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MMORPG가 아닌 이야기를 강조한 패키지 형태의 JRPG 개발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야기를 즐기고 빠져 들고 성장 시키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그런 액션 RPG를 만들고 싶습니다. TS 프로젝트는 콘솔 게임이 가진 특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멋진 콘솔 게임이 나올 수 있구나 라는 유저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TS 프로젝트 내에는 싱글 기반의 콘텐츠부터 협동, 레이드 등의 요소, 그리고 PS VR 기능을 활용한 가상현실 요소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그리고 콘솔의 환경을 최대한 살린 액션 요소를 적극 살려 ‘찰진 손맛’을 주는 그런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솔 게임으로써 우린 다르다, 이런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무리한 기획이나 방향성으로 애매하게 개발되기보단 확실하게 재미 포인트를 잡고 새로운 면모와 익숙한 콘솔 게임 특유의 재미를 함께 전달해 국내는 물론 해외의 많은 유저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요”

정 대표는 그러면서도 2개의 트랙으로 개발진을 구성, 꾸준히 모바일 및 타 플랫폼 게임 출시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규모 개발팀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고 대규모 개발팀 쪽에선 TS 프로젝트를 진행, 출시 경험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Z슬러거는 디펜스 형태의 게임이다. PS4와 모바일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현재 Z슬러거(가칭) 게임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며 유명 엔터테인먼트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 개의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형태가 아닌 꾸준히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면서 유저들의 요구를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정 대표는 개발된 또는 개발이 진행된 프로젝트 중 일부는 PS4로 이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6개국 서비스 중인 히어로즈 리그의 업데이트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너무 많지 않냐는 기자의 우려에 노력하고 집중해서 좋은 기회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국내 콘솔 시장에서 인정 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유저들의 깐깐함을 통과하면 해외 유저들의 입맛을 충분히 저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게임성이나 재미 면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인터뷰 말미에 정 대표는 개발 중인 TS 프로젝트의 일부를 보여줬다. 아쉽게도 영상이나 사진 촬영은 불가능했지만 그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Z슬러거 등의 추가 개발 중인 게임도 기대 이상이어서 놀랐다.

국내를 대표하는 콘솔 개발사가 목표인 게임테일즈의 선전이 기대된다.

더 많은 좋은 사람들과 우리나라 게임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는 정 대표와 인터뷰는 기자 입장에서도 매우 신선하고 즐거웠다. 그의 해박한 게임 지식과 다양한 경험은 순식간에 인터뷰 시간을 흘러가게 만들었다.

정 대표는 아직 정확한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자주 유저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의 바램처럼 TS 프로젝트와 게임테일즈에서 준비 중인 다양한 게임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에게 호평 받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