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신뢰 잃은 게임사, 신뢰 회복을 위한 엄중한 대처가 필요

PC 온라인 RPG 게임인 <검은 사막>에서 지난 18일, 19일에 광화문 시위를 방불케 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일명 <빨코 게이트>라 불리는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월에 <검은 사막>의 아이템 거래소에 <빨간코의 갑옷>이라는 특정 아이템의 매물이 모두 구매되어 사라졌다가 통상 시세의 7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다시 등록되면서 부터다.

해당 행위는 거래소를 통해 게임 내 재화인 <은화>를 타 계정으로 옮기거나 현금 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다. 특정 아이템의 거래 매물을 모두 독점한 뒤 상한가와 하한가의 차익으로 타 계정으로 은화를 옮기거나 현금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그러자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유저들을 30일 이용 정지 처분을 내렸고 유저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난했지만 추가 제제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 최근 11월에 30일 이용 정지를 당했던 유저들이 복귀하자 재화 순위에 다시 이름을 올리면서 해당 계정의 재화를 회수한 것이 맞냐는 유저들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의 초기 대응 방식이 문제가 됐다. <월드채팅>으로 해당 문제를 공론화 하는 유저들을 허위 사실 유포 명목으로 30일 이용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사건은 불붙기 시작했다.

결국 유저들은 분노했고, 게임 안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한 주요 매체에서 보도까지 되는 사태에 이르자 <카카오게임즈>측은 한발 물러섰다.

해당 재화 이동으로 영구 이용 제한 처분을 내린 유저의 다음ID를 일부 공개하고 허위 사실 유포 명목으로 30일 이용 정지 처분을 내린 유저들을 처분 해제 한 것.

하지만 유저들은 정황상 현금 거래와 재화 이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유저들이 버젓이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면서 다음ID가 아닌 게임 내 닉네임과 정확한 재화 회수 내역과 액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측은 추가 공지를 통해 해당 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유저들은 일단 추가 공지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검은 사막>은 기본적으로 특정 유저간의 아이템 거래가 불가능하다. 대신 게임 내 거래소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다.

거래소는 또한 아이템을 등록 시 실제 매물로 등록되는 시점이 무작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유저가 거래 대상을 특정 유저로 정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은 상당히 폐쇄적인 것 같지만 사실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문제시 되는 현금 거래 문제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작업장 등의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그런 시스템이 유저들이 꼽는 <검은 사막>의 장점 중 하나다. 현금을 통해 고가의 아이템이나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한 아이템을 쉽게 구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사건을 일으킨 유저들이 이용한 방법은 거래소에서 특정 아이템을 매점매석 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을 가지고 있는 유저는 누구나 악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미 해외 서버에서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 의해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제보가 들려오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검은 사막>과 그 유저들이 지향해 온 경제 시스템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며 무엇보다 게임사는 유저들의 신뢰를 잃었다. 조속하고 엄중한 게임사의 후속 대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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