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IP를 활용하는 만큼 밀도 있는 게임이 되어야

이 드라마 부제가 아닙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종영한 한 인기드라마의 부제가 있다.

큰 힘에는 책임과 의무 역시 필연적으로 뒤따라온다. 요 근래 유명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말이다.

오늘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더불어 <리니지>의 IP를 활용한 게임이 며칠 터울을 두고 출시되면서 각계각층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

8시간만에 앱스토어 매출1위. 대단한 성적이다.

또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의 거대 게임사도 IP활용을 통한 영향력 확대라는 전략으로 내년 사업을 전개할 전망이어서 내년에도 IP를 이용한 게임개발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산업에서 <크로스미디어>나 <원 소스 멀티 유즈>(이하 OSMU)의 사례는 꽤 있었지만 최근 1, 2년처럼 IP를 활용한 적극적인 게임 개발 열풍은 없었다. 열풍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지금의 국내 게임 시장은 IP활용 게임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게임산업에서 OSMU는 종종 있는 사례였다. 게임의 영화화, 게임 음악을 활용한 콘서트, 브랜드스토어, 코스프레 등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OSMU는 이젠 추가 수익창출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OSMU와, IP를 활용하는 게임 개발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게임이 아닌 콘텐츠들의 사례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게임산업의 IP활용도 유저들에겐 빠르게 익숙해졌고, 이제는 식상하다고 표현 할 수 있을 만한 요소가 됐다.

그래서 이제 유저들은 IP활용 관련 게임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원작이 가지는 고유성이 게임 개발로 인해 상처받을까 겁낸다.

그럼에도 대형 게임사들이 여전히 IP활용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크게 게임의 접근성 증대와 개발비 절감에 있다.

이미 성공한 IP를 활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유저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것은 게임 홍보 측면에서 봤을 때 상당한 장점이다.

또한, 소재에 대한 검증이 필요 없고, 대략적인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하거나 차용하기 때문에 개발비가 절감되고, 시간 또한 적게 든다. 한마디로 게임 개발에 있어 부담이 적은 것이다.

이미 기존의 흥행한 IP활용 게임들의 매출 성적 또한 상당하다. <스톤에이지>, <뮤 오리진>,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의 사례를 봤을 때 게임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2016년 8월 첫째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순위권에 있는 게임 중 절반 이상이 IP활용 게임이다.

물론 IP를 활용하는 게임들이 모두 흥행한 것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했던 이유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이 IP활용에 목메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IP라는 신뢰받는 브랜드와 검증된 콘텐츠의 활용은 동시에 그림자가 될 수 있다. 이미 원작을 잘 알고 있는 매니아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고, 동시에 신규 유저들도 다가올 수 있는 매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올 여름을 강타했던 <포켓몬GO>를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국내에는 생소한 AR(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참신한 게임성으로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흥행했다.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마치 “IP의 활용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이 탄탄한 IP를 바탕으로 하며 기존의 고유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만들어냈다.

지난 2013년, <GDC2013(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넥슨의 한 발표자는 IP활용 게임 개발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원작을 이해할 것,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개발팀 각자가 제구실을 다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P활용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출시되고 있는 지금, 그 조언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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