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몰입을 유도하는 이야기, 엔딩 후 오는 황당함.. 일러스트만 남은 게임

루트레터는 일러스트만 남은 어설픈 비주얼 노벨 게임이 돼 버렸다.

신세계아이엔씨의 첫 한글화 유통작이자 오랜만에 출시되는 비주얼 노벨 어드벤처 게임. 15년 전 펜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시마네현을 방문한 주인공에게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도카와 게임즈에서 선보인 게임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유저는 게임 속 인물이 되어 15년 전 답장이 끊겼던 펜탈 친구 ‘후미노 아야’를 찾아가게 된다. 일러스트는 미노보시 타로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했으며, 시나리오는 후지 다리오, 음악은 닛타 타카시가 담당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드림팀까지는 아니지만 좋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리즈 특유의 특징인 일본 각지를 무대로 한 미스터리 전개 답게 시마네현의 모습을 정말 다양한 상황,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미스터리 관광 상품 같다. 게임 속에는 풍경은 물론 지방 사람들의 삶을 충실히 재현해 이를 보는 재미가 좋다.

일러스트는 정말 좋다. 러브 플러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노보시 타로의 작품들은 시마네현 마츠에, 이즈모 지역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리며 상황에 맞춰 나오는 일러스트들은 미스터리라는 분위기와 달리 팬이라면 정말 좋아할 형태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런 장점과 달리 게임은 여러 가지로 삐걱 거린다. 우선 15년 전 펜팔 친구를 찾으러 가는 부분부터 잘 몰입이 안된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진행 내내 이 이야기 자체에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주인공의 엉뚱한 성격은 비주얼 노벨 게임 특유의 재미를 깎아 버린다.

다양한 엔딩이 전개 과정에서 나올 것으로 봤지만 다소 부족한 엔딩의 수와 그나마도 시원하게 해소 시켜주지 않는 모습은 허탈하다. 뭔가 방향성을 크게 잘못 잡은 형태인 것 같다. 미스터리라는 것이 설마 엔딩에 나오는 그런 걸 추구하는 것이라면 이 시리즈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 게임의 총점은 10점 만점 기준으로 3점이다. 일러스트와 아름다운 BGM 정도를 제외하면 이 게임은 6만원 가까운 가격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어설프고 부족하다. 정말 카도카와 게임즈가 이 시리즈를 계속 낼 생각이 있다면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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