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죽음은 애통하지만, 법의 잣대는 분명해야"

사실 재화 횡령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만큼 손쉬운 일도 없는 것 같다. 적어도 속속들이 꿰뚫어 보고 있는 <내부자>의 입장에선 말이다. 0과 1로 둘러싼 디지털 코드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에서 로그값의 조작과 삭제는 아무일도 아니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비리를 저질러도 잡아내는 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넷마블의 사례 역시 유통을 하다가 적발됐다. 무려 2년동안 브로커를 통해 유통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게임 재화 횡령 사례는 이 같이 시장에 내놓다가 적발된다. 순간 거래량이 평균에서 크게 늘어나면서 통계에서 모니터링이 되었다고 한다.

게임플의 취재 결과, 자살을 선택한 고인 박씨는 지난해 12월에도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해고직전까지 갔었다. 전사적 차원에서 이번 해고 만큼은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일반 업종의 횡령의 경우 개인의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게임업계의 경우 재화 횡령은 게임속 시스템에서 디플레이션을 유발해 전체 밸런스가 붕괴된다. 이는 게임사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박씨의 자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재화를 횡령해 브로커와 연계한 뒤 2년 넘게 유통을 해오며 억대의 이득을 취했다는 사실 또한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넷마블 측은 "형사고발 이야기는 고인에게 한적이 없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SNS를 통해 와전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넷마블은 '형사고발' 이야기를 했어야 옳다. 전 직원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한 사람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을 때에도 나머지 직원들은 해당 게임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업데이트하고, 마케팅을 하며 상품을 팔러 해외로 영업을 나갔으니 허탈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자살이라는 이름 앞에 본질이 가려진다면, 이 같은 일은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게임업계는 존재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것이다. 끊임 없이 계속되는 승부조작으로 신뢰를 잃어가는 프로 스포츠계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게임사들도 이 같은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때가 된 것 같다. 비위자를 위하는 개선이 아닌 그로 인해 상실감에 빠져있을 '남아있는 자'를 위한 개선책 말이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