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다크 소울 베끼기 아쉬워, 파밍식 RPG 요소 시도는 괜찮아

지난 23일 코에이테크모에서 약 12년 가까이 개발해 온 액션 RPG ‘인왕’의 체험판이 배포됐다. 누구나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는 체험판은 튜토리얼과 1개의 미션, 그리고 온라인 기능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 게임은 1600년 가상의 일본에 도착한 서양인 윌리엄 아담스가 공포를 딛고 사무라이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괴와 도적 등으로 황폐화 되고 있는 일본에서 요괴의 근원을 파괴하기 위한 모험을 사실적인 묘사의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개롤트 닮았다는 논란 때문인지 얼굴이 조금 수정됐다.

인왕은 2004년 처음 발표된 이후 PS2에서 PS3, 그리고 PS4로 플랫폼을 변경하며 개발되어 왔다. 처음 공개된 형태에서 많은 변경점이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크 소울’ 또는 ‘블러드 본’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의 게임성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체험판에서도 이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팀 닌자 측은 인왕의 게임성이 다크 소울과 블러드 본의 특징을 차용해 만들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힐 정도였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일본 시대 배경과 파밍 중심의 아이템 요소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느낌을 준다.

게임은 노골적인 다크 소울 일본편이다.

너무 노골적인 베끼기 느낌 때문인지 모르지만 플레이 하는 동안 유쾌한 느낌으로 즐기지는 못했다. 물론 게임 자체가 재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크 소울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어려움은 물론 어떻게 보면 불편한 요소들까지 그대로 차용한 건 그리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체험판은 튜토리얼과 미션 모드로 나눠졌다. 유저는 일본의 어느 항구에 도착한 윌리엄이 요괴와 도적들을 물리치며 탐험하는 내용을 겪게 된다.

게임성은 정말 다크 소울이다. 적과의 전투는 압도적으로 주인공이 불리하게 책정돼 있으며 일반적과 중간 보스, 그리고 중형 요괴, 대형 요괴 등 다양한 형태의 적이 등장해 유저를 압박한다.

여기서 만나니 반갑군. 하지만 방심하면 한 방에 사망할 수 있다.

특히 함정이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기습하는 적, 숨어 있다 나와서 공격하는 적 패턴 등의 방식은 다크 소울과 블러드 본을 즐기는 느낌을 안겨준다.

그리고 다수의 적이 몰려오면 거의 승산이 없는 형태도 비슷하다. 다만 액션성 자체가 다크 소울 시리즈보다는 빠르고 전심 등의 추가 요소로 공방이 빠르다는 점 등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템 파밍 요소는 게임의 재미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만들어준다. 이 게임은 등급별로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한다. 동일한 아이템도 등급에 따라 여러 부가 능력을 갖추게 되고 세트 아이템 같은 RPG 요소도 존재한다.

죽은 유저의 아이템을 보고 도전을 신청하면 해당 유저의 아이템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초반에는 이 아이템들은 큰 차이를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체험판을 즐기는 동안 여러 등급의 아이템을 획득했지만 플레이에서 큰 차이가 생기지는 않았다.

특히 중형 요괴와 싸울 때는 거의 2~3방이면 즉사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일부 졸개들과 싸울 때는 조금 나아진 느낌이 들었지만 이 역시도 그리 큰 차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비슷한 요소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 게임 자체의 느낌만 본다면 나쁘지는 않았다. 적들에게 사망한 유저의 영혼이 광인이 돼 자신과 싸우는 점이나 파밍을 위해 다양한 숨겨진 지역이나 대형 적들과 대립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그래도 시스템적으로는 차이를 내기 위한 여러 노력이 들어 있다.

자신의 전투 스타일을 무기 뿐만 아니라 자세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상단, 중단, 하단 식으로 나눠지는 공격 자세는 강력하지만 느린, 충격이나 공격 속도가 평균적인, 그리고 공격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데미지가 약한 형태로 구분됐다.

이 요소는 패턴에 대한 공략 위주의 다크 소울과 블러드 본과 달리 적의 약점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의 공격을 넣을 수 있도록 해 좀 더 전략적인 액션을 펼칠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크게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적이 가진 무기에 맞춰 또는 공격 방식에 맞춰 자세를 바꾸며 싸우는 것이 익숙해지면 꽤나 재미 있는 공방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내내 다크 소울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픽이나 물리엔진, 그리고 일본의 독특한 요괴 등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그래픽은 꽤나 준수하다. 싸움 중 나온 혈흔 효과도 꽤나 인상적이며, 마을이나 항구, 시가지 등의 모델링 수준도 좋다. 적들의 모습도 잘 제작돼 있고 요괴들 역시 개성이 잘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인왕은 괜찮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미 검증된 다크 소울, 블러드 본의 재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파밍과 미션 방식의 진행, 다양한 무기에서 나오는 액션 등은 매력적이다.

인왕의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체험판도 자막 한글화가 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면 현지화돼 올해 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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