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영화에서 보인 좀비들의 모습, 게임 속에서 다시 만난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은 국내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 물이자 속도감을 중시한 로드 무비이기도 하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단 하나의 안전지역 부산으로 가기 위한 생존자들의 처절한 사투를 담고 있다.

영화 부산행

이 영화의 성공 포인트에 대해 전문가들은 ‘속도감’ 넘치는 빠른 전개와 좁은 공간에서 물밀 듯 밀려오는 좀비의 공포, 그리고 그 속에서 담긴 인간 및 사회에 대한 풍자 등이 역과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맛깔 나게 표현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특히 몰려드는 좀비들의 모습은 영화 ‘월드워Z’를 보는 것처럼 소름끼치며 좁은 공간에서 좀비들을 물리치는 과정은 아포칼립스 게임을 즐기는 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한다.

영화 부산행의 좀비들은 빠르고 강력하다.

기자는 영화 부산행을 보면서 여러 개의 게임을 떠올렸다. 영화 속 연상호 감독의 연출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게임 유저들이라면 익숙하고 빠져드는 그런 요소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이후에는 꼭 한 편의 게임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화 부산행이 기자에게 준 키워드는 속도감, 처절함, 그리고 본능이었다. 그리고 이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이와 흡사한 느낌이 드는 게임을 찾아봤다. 3개의 키워드에 충실한 충격적인 아포칼립스 게임을 말이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구한다 처절한 생존 게임 ‘레프트4데드’ 시리즈
부산행을 보면서 바로 생각난 게임은 터틀락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EA가 출시한 PC, Xbox360용 FPS 게임 ‘레프트4데드’ 시리즈였다. (2편은 최근 하위 호환으로 Xbox ONE에서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영화 부산행과 거의 흡사한 플롯으로 진행된다. 유저는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벗어나 안전지대로 가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펼치는 4명의 인물 중 한 명이 돼 시종일관 몰려오는 좀비들과 싸우게 된다.

게임 레프트4데드에서 좀비들은 부산행의 좀비처럼 시종일관 유저를 압박한다.

2008년 11월 첫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웨이브’와 협력 방식의 게임들이 쏟아지는 계기가 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2009년 11월 출시한 후속작 레프트4데드2 역시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으며 그 해 가장 많이 ‘불법 다운로드 받은 게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게임의 진행은 간단하면서도 영화 부산행의 3대 키워드가 전부 녹아 들어 있다. 안전지역으로 향하기 위해 4명의 유저는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하며 마구 몰려오는 좀비들을 자신이 가진 무기로 처절하게 싸워야 한다. 그리고 본능적 감각을 발휘, 자신의 희생하거나 아군을 구해야 한다.

설마 좀비가 여기까지 오겠어? 라는 상식 자체를 깨버리는 레프트4데드의 좀비들


특히 갑작스럽게 몰려 드는 좀비 떼의 살벌한 모습은 절로 마우스에 힘을 들어갈 정도로 압도적이다. 또한 생존자를 고립 시키는 보스 좀비들의 공격과 위험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좀비 사이를 헤쳐나가는 처절함도 이 게임의 큰 매력이다.

실제로 이 게임은 한 편의 영화를 즐기는 것과 같은 느낌처럼 화면 구성 및 진행을 해 더욱 부산행 영화와 흡사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나.. 4명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한 레프트4데드

*폐쇄된 공간,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인간들의 어두운 일면 ‘데드 라이징’ 시리즈
캡콤에서 2006년 Xbox360 독점으로 출시한 ‘데드 라이징’ 역시 영화 부산행의 재미인 3대 키워드를 잘 살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후속작으로 갈수록 1편 특유의 느낌이 사라져 아쉽긴 했지만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 속에 고립된 인간들의 어두운 단면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이다.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마을의 거대한 쇼핑몰에 내린 포토 저널리스트 프랭크는 구조 헬기가 오는 72시간 동안 생존하며 그곳의 처참함과 비밀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

넘치는 좀비들하면 데드라이징도 엄청나다.

이 게임은 일본 게임 중 드문 샌드박스 장르의 게임이며 유저는 실제 시간 6~8시간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진행하며 생존하면 된다. 굳이 생존자를 구하지 않아도 숨겨진 바이러스의 진실을 찾지 않아도 됐다. 엔딩도, 분기도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속도감 넘치는 진행과 몰려드는 좀비 떼의 맞서는 생존자들의 처절함,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사회의 어두운 일면은 당시 시대의 풍자와 함께 의외의 재미를 유저에게 안겨줬다. 특히 보스 캐릭터인 사이코패스 느낌의 인간들의 단면은 소름 끼치는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좀.. 이상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초반 유쾌한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진실에 가까워지며 급속도로 어두워진다. 영화 부산행 속에 있는 정부 기간의 모습이나 일부 캐릭터들의 잔혹한 성격들도 데드 라이징 시리즈에서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흐르며 생존자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진행 내내 발악하듯 노력하는 주인공의 존재가 이 거대한 세상에서 별 다른 역할이 되지 못한다는 자괴감 등이 겹쳐 첫 엔딩 이후 한참 동안 손대지 않았다.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Xbox ONE용 데드 라이징4

참고로 최신작 데드라이징4는 북미 기준 올해 12월6일 PC와 Xbox ONE 기간 독점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희망 따위는 없다, 그냥 죽음을 기다릴 뿐.. ‘데드 아일랜드’ 시리즈
2011년 9월 출시된 테크랜드의 FPS 게임 ‘데드 아일랜드’ 역시 영화 부산행의 재미를 담은 게임이다. 파푸아뉴기니 제도의 가상에 섬에 퍼진 좀비 바이러스에서 살아 남기 위한 인간들의 처절함과 잔인한 본능, 그리고 속도감 넘치는 전투를 느낄 수 있었다.

꿈과 희망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린 게임 데드 아일랜드

이 게임 속에는 5명의 생존자가 등장하고 유저는 그 중 한 명을 선택해 지옥으로 변해 버린 리조트에서 살아 빠져 나가야 한다. 게임은 아름답지만 좀비 바이러스로 처참하게 변해 버린 세상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유저들을 압박한다.

꼭 부산행에서 등장한 너무 조용한 역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기자가 기억하기로 리조트에서 문을 열고 나가 처음 좀비를 만날 때 느낌은 꽤나 불쾌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나서 몰려드는 수많은 좀비들의 모습은 아연 질색하게 만들었다.

게임은 시종일관 유저를 괴롭힌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이 바뀌지 않는 걸 느끼게 하면서 말이다.

오픈 월드 방식의 진행으로 리조트 외에 형무소나 폐허가 된 마을 등도 만날 수 있으며 발암을 유발 시키는 엄청난 인물(?)의 등장으로 시종일관 부산행의 그 분(!)을 떠 올리게 만든다. 특히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 시키는 과정은 불쾌함 그 자체다.

여러 공간들을 오고 가며 생존을 위해 싸우는 처절한 요소는 해당 시리즈의 꾸준한 출시로 이어졌다. 후속작 립타이드는 처절함을 더욱 강조한 형태였고 이야기 전개의 재미를 살린 ‘이스케이프 데드 아일랜드’,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한 작품도 출시됐다.

2편은 어디로 가버렸나.. 좀비 게임 속 주인공 마냥 갈 곳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2014년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 첫 공개됐다. 하지만 개발사가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언제 출시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생존자가 없는 고독한 좀비 아포칼립스 속 생존.. PS4 독점 게임 ‘데이즈 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데이즈 곤’ 역시 영화 부산행을 떠올리게 한다. 이 게임은 PS4 독점으로 현재 제작 중이며 아직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6월 진행된 E3 2106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고독한 생존을 담은 어두운 이야기와 생존 요소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공포스러운 장면.. 데이즈곤

데이즈 곤은 좀비 바이러스로 멸망해 버린 세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유저)가 안전지역으로 가기 위해 분투하는 처절한 내용을 담았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서는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싱글 플레이, 이야기 기반의 진행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은 그야말로 처절함 그 자체다. 영상 속 생존자는 다른 어떠한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파도처럼 몰려 드는 좀비를 피해 도망가고 살기 위해 발악한다. 이 게임 속의 좀비들은 월드워Z와 부산행 영화 속 좀비처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생존자를 추격한다.

몰려 드는 존재들을 피해 주인공의 분투는 계속된다.

특히 문이나 벽을 부수며 몰려 드는 좀비의 모습은 정말 부산행 영화가 절로 생각날 정도. 그리고 높은 곳으로 피신한 생존자를 잡기 위해 몰려든 좀비가 탑처럼 쌓이는 과정도 영화 부산행, 월드워Z처럼 처절하고 살벌하다.

아직 정확한 출시 일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화 부산행을 만족스럽게 즐긴 유저라면 이 게임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데이즈곤

*영화 부산행의 재미를 다시 한 번 게임 속에서 느껴본다
이 외에도 좀비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한 게임은 다양하다. 동명의 드라마를 소재로 한 ‘더 워킹 데드’ 시리즈나 밤이 되면 더 무서운 ‘다잉 라이트’, 영화 같은 이야기 전개로 눈길을 끄는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등도 영화 부산행을 만족스럽게 즐겼다면 해볼만한 게임들이다.

이 글을 보는 독자 중에서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거나 반대로 해당 게임들을 즐겨 보지 못한 유저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와 게임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봐야 할 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두 콘텐츠 모두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

영화 부산행을 봤다면 위의 게임들도 놓치지 말자.

유독 더운 요즘, 영화 부산행과 그와 흡사한 느낌의 좀비 게임들을 통해 무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처절하고 숨 가쁜 재미를 통해 어느 새 더위 조차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