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밤하늘에 가득 찬 별을 보면서 우주를 동경해왔다. 그리고 우주로 향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나 그 시도가 순수한 목적은 아니었다. 냉전 시기 벌어졌던 미국과 소련의 우주 대립의 이면에는 전쟁 대신 택한 경쟁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하필 우주를 택한 것은 탐험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경쟁은 달에 인간을 보내는 것으로 끝났고, 냉전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화성 탐사계획, 우주 정거장, 보이저 계획 등으로 인간의 탐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하는 우주는 다양한 장르에서 소재로 삼았다. 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우주 배경의 다양한 게임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일정부분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임은 우주라는 배경을 사용하기에는 더 나할 바 없는 적합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항성계를 탐사하자! 카발 스페이스 프로그램

어렸을 적, 아폴로13이나 우주 탐사 영화를 보면서 나사에 취직해,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가진 사람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실현시켜주는 게임이 바로 카발 스페이스 프로그램, 약칭 KSP다. 

KSP는 커벌이라는 인간과 닮은 가상의 생명체들의 우주 탐사 활동을 그리는 게임이다. 다양한 파츠를 조합해 로켓을 만들고, 탐사선을 조립하거나, 인공위성을 띄우는 등, 기본적으로 인간이 해왔던 우주 탐사활동은 어느정도는 해볼 수 있다.

단순히 조립하고 탐사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폭발하는 자신의 로켓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비록 실제 중력과 현실적인 물리법칙 보다는 조금 완화돼 있지만, 실제 달과 흡사한 뮨에 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우주 역학 정도는 알아야할 만큼 게임 치고는 꽤 복잡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탐사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KSP에 도전하고 있으며, 더 현실적인 모드까지 만들며 즐기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나사 직원들도 상당수가 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주 문명, 스텔라리스

패러독스 인터랙티브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다. 처음 아우구스투스라는 프로젝트 명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고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등장한 것은 우주 배경의 게임, 스텔라리스였다.

스텔라리스는 우주 문명을 건설하고, 행성을 개발하거나, 탐사하고 함대를 편성해, 다른 외계인들과 평화적, 적대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종족의 외형은 인간을 비롯해, 포유류, 파충류, 진균, 연체동물까지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고, 문명의 가치관까지도 설정할 수 있다.

문명의 가치관에 따라, 외계 종족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고, 포용적인 입장도 취할 수 있다. 문명의 기술 역시, 물리, 사회&생물, 공학으로 나누어져, 무작위로 조작되는 카드를 통해 문명에 적합한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자유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 그리도 다양하게 발생하는 온갖 버그와 후반기 컨텐츠의 부족하다는 등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mod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DLC를 통해 보완한다고 제작사가 밝히는 등 많은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스텔라리스를 기대하고 있다. 

행성정착기, 플래닛베이스

당연하지만 지구에서 특화된 생명체인 인간이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온갖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생존 장비가 있다하더라도 시시각각 발생하는 돌발 상황으로 인해, 여전히 우주는 위험천만한 곳이다. 그런 정착의 어려움에 대한 게임이 바로 플래닛베이스다.

플래닛베이스는 외계 행성에 정착지를 늘리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처음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것은 광부 2명과 기술자 2명, 의료진 1명, 그리고 운반 로봇뿐이다. 이 한정된 인원을 가지고 탐사기지를 활성화 시키는 게 이 게임의 목적이다.

당연하지만 행성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초반에 주어지는 한정된 자원을 다 소모하기 전에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원을 개발해야하고, 이들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력과 물이 필요하다. 게다가 하늘에서는 유성이 떨어지거나 강풍이 불고, 자기폭풍이 몰려오는 등 다양한 상황이 기지를 위협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지를 정착시키기란 굉장히 어렵다. 기지 동선을 체크해야하고, 정착에 필요한 배양시설, 농경시설을 건설하고, 의료시설까지 완비해야한다. 초반에 운이 나빠 중요시설에 유성이라도 떨어진다면 다시 게임을 시작하는 게 속편할 정도다. 

우주의 숨겨진 비밀, 라이프리스 플래닛

신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라이프리스 플래닛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 어드벤쳐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불시착한 우주에서 시작하며 온갖 미스테리한 상황 속에서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그것을 밝혀낸다.

조작은 굉장히 단순하다. 두꺼운 우주복을 입은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점프와 추진기를 사용해 점프의 범위를 잠깐동안 늘릴 수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단순한 게임이지만 산소 부족을 알리는 경고음이 들리고 광풍이 몰아치는 등 다양한 상황들이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길을 따라가다가 마침내 등장한 것은 충격적이게도 지구와 매우 흡사, 아니 완전히 똑같은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아무도 사람이 없고, 광장에서 과거 소련을 상징하는 낫과 망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플레이어는 간신히 부상당한 우주비행사를 만나지만 정체불명의 괴물에 끌려가고 만다. 다시 산소부족을 알리는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고 플레이어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산소를 찾아야한다.

라이프리스 플래닛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게임의 분위기다.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에 있는 인간의 마을. 그것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가사의한 사건들. 비록 게임성이나 구성은 단순하기 그지없더라도 잘 설정된 분위기로도 충분히 매력있는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다양한 게임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제작되고 있다. 여전히 우주는 인간에게 신비로운 세계다. 그 점 때문에 인간은 우주에게 매혹되며, 온갖 위협이 올지라도 늘 다가가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의 최대 장점은 유저들을 ‘플레이’하게 만든다는 점. 그런 점에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끊임없이 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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